브루너 「교육의 과정」에 관한 고찰
민용성
Ⅰ. 서 론
교육학을 공부하는, 특히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이라는 소책자를 한 번쯤 들어보지 않은 이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교육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도 많은 교육학도들에 의해 읽혀지고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제목은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실지로 읽게 된 것은 3년 전 교육과정을 전공할 때였다. 필자는 「The Process of Education」을 읽으면서 역서와 함께 대조하면서 읽었다. 그 당시 이 책을 읽고는 그다지 큰 감동이라든지 지적 희열과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식의 구조라든지 나선형 교육과정, 학습의 준비성 등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 나름대로 교육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역서로 이 책을 다시 읽고 난 뒤, 필자는 브루너의 교육과 교육과정에 대한 생각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물론 필자가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사고와 이해방식으로 충분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집약된 형태로 제시가 되어서 그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서론에 이어 구조의 중요성,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그리고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중심으로 각 장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보고, 수업 측면과 관련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며, 내용 이해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논의거리를 제안해 보는 것으로 이 글의 맺음을 하고자 한다.
Ⅱ. 책의 개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 \`구조(structure)\`라는 것은 오늘날 교육학의 상식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과정」이 대표하고 있는 교육과정의 사조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즉 각각의 학문분야(교과)는 그 학문(교과)의 독특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는 이러한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교과(학문)의 구조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취하든지 제기될 수 있는 공통된 질문은 이러한 \`구조\`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 라는 것이다. 첫째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학문)에서 구조를 추출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브루너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학이나 예술에서 과학이나 수학의 경우처럼 구조를 추출해 낸다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구조의 일반성 수준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면 \`버스\` 보다 일반적인 것은 \`차량\`이고 차량보다 일반적인 것은 \`교통수단\`이라고 한다면, 구조라는 것이 이 세 가지 위계 중에서 어느 특정한 수준을 의미하는지, 모든 수준을 통틀어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위계조직 자체를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수학과 과학 교과 이외의 다른 교과(학문)의 구조를 추출해 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의 구조가 추출되고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 기본적인 구조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무엇이며, 구조의 학습을 조장하는 학습조건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여전히 남는다고 볼 수 있다.
브루너는 \`구조\`와 관련된 것으로서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등 네 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먼저 학습의 준비성과 관련하여, 그는 준비성에 관한 종래의 기계적 통념을 부정하고 "어떤 교과든지 지적으로 올바른 형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는 이 가설의 이론적 근거로서 피아제의 지적발달 이론에서 찾고 있다. 즉 아동은 발달단계에 따라 각각 특이한 방법으로 사물을 지각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지적 발달단계는 곧 사물이나 현상의 구조를 파악하는 상이한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가설에 비추어 보면, 학습의 준비성이라는 것은 각각의 발달 단계에 특이한 지각방식에 맞게 학습내용의 구조를 표현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따라서 피아제의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 등 세 가지 지적발달 단계에 맞는 구조의 세 가지 표현형식을 각각 \`작동적 표현\`, \`영상적 표현\`, \`상징적 표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습의 준비성에 관한 견해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의 기본가정이 되는 "핵심적 확신"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핵심적 확신은,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