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장기 수험생이 된다.
수험생활을 오래(대략 3년 이상) 하면 \`장기수\`(장기수험생) 대열에 합류하게 됩니다. 노량진에서 몇 년씩 생활하면서 이런 저런 시험에 응시해 보지만 때로는 한 두 문제 차이로 낙방하기도 하니 선뜻 수험생활을 접어버릴 수도 없고.......
<공무원에 뜻을 품고 처음 수험가에 들어왔을 때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이제는 흐느적 거리는 발걸음과 초점 잃은 눈동자로 막연히 내일을 바라 볼 뿐입니다. 장기수들의 상당수는 바로 이런 생활로 시간만 보내다가 초라한 뒷모습을 보인 채 무대 뒤로 사라지고 맙니다.
수험생이 결코 거쳐서는 안되는 이런 과정을 부득불 걸어가고자 하는 애쓰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몇가지 공통적인 속성이 엿보입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은 과거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어 그를 극복하기 보다 는 과거의 아쉬운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헤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올해의 시험에서 약간의 차이로 실패한 수험생은 한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자학과 방황을 반복합니다.
주위에서 걱정하는 눈빛을 보내면 자신의 아쉬운 탈락을 무용담 처럼 되뇌이거나 그와 반대로 숨어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시간은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데 다음 해의 시험을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사람이 준비는커녕 무기력한 자탄만 거듭하다가 가을철 시원한 바람결에 정신이 드는 순간 이미 다음 시험은 코 앞에 다가와 있고 그를 깨닫고 허둥 대는 사이에 나의 실력은 \`밑빠진 항아리\`입니다.
그리하여 다음 시험은 지난 시험보다 더 큰 차이로 실패하게 되지요.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3년, 아니 5년의 장기수로 되는 것도 쉽습니다. 죽은 사슴의 뿔이 산 사자의 발목을 낚아채버린 이런 어리석음은 장기수들 대다수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합니다.
진 용 은 (한교고시학원 법원 검찰 등기 대표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