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료실

[보충자료] 한국사 - 퇴계가 바라본 우주 500년만에 되살리다
Date. 2007.02.06

퇴계가 바라본 우주 500년만에 되살리다


200702020059.jpg
blank.gif
충북대 이용삼 교수, 도산서원 ‘혼상’ 복원과정 발표

“선생께서 제자 이덕홍에게 명해 ‘선기옥형(璇璣玉衡)’이라는 천문관측기구를 만들어 별자리를 관찰하게 하셨다.”

퇴계 이황(1501∼1570)의 족적을 담은 ‘퇴계선생언행록’에 나오는 이 대목은 초야에 묻힌 선비들이 천문 현상을 연구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주요 기록 가운데 하나다. 1561년 낙향해 줄곧 학문에만 전념하던 퇴계는 왜 별자리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1000원권에 등장하는 도산서원에서 보관해 온 퇴계의 ‘혼상(渾象)’이 최근 복원됐다. 혼상이란 둥근 구면에 별자리의 위치를 그려 넣은 천문연구 장치. 시간에 따라 동쪽에서 떠서 남쪽을 거쳐 서쪽으로 지는 별의 운행을 보여 준다.

○1467개 별자리 담은 현대판 천체투영기

간재 이덕홍은 퇴계의 제자 중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이름이 높았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거북선도 그가 그린 ‘구갑선도’를 본떠 만든 것이다.

스승의 명을 받자마자 간재는 곧바로 숲에서 소나무와 물푸레나무, 대나무를 구해 왔다. 혼상을 지지할 구조물로 쓸 재료다. 간재는 구해 온 나무들을 지름 49cm의 ‘구’ 형태로 틀을 짰다. 방향을 새겨 넣은 지평환만 있을 뿐 천체의 남중고도를 측정하는 자오환도 없을 정도로 간단한 형태였다.

틀이 완성되자 간재는 조심스럽게 닥종이(한지)에 별자리를 그려 넣었다. 한양에서 입수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의 별자리를 사용했다.

이 천문도는 조선 태조 때인 1395년 고구려의 돌 천문도의 탁본을 가지고 만든 별자리 그림으로, 별 1467개와 별자리 292개를 담고있다.

혼상의 별자리는 하늘 밖에서 천체를 바라본 형태다. 땅에서 하늘을 바라본 모습을 그려 넣은 천문도의 별자리와 좌우가 바뀐 모습이다.

○천문의 이치를 공부한 종합 교양인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얼마나 높은 천문지식을 갖췄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대다수 유학자는 천문을 깊이 연구하는 것을 ‘소도(小道)’라 해서 무시했다.

그러나 사서삼경의 하나로 선비들의 필독서였던 ‘서경’은 “순임금은 재위하자마자 ‘선기옥형’을 만들어 해와 달, 오행성을 관찰했다”는 식으로 천문 장치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