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자료실

[보충자료] 한미 정상회담, 양국간 갈등조정 계기돼야
Date. 2006.09.13
한미 정상회담, 양국간 갈등조정 계기돼야 오는 14일(한국시간15일) 워싱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린다. 북한의 핵문제를 푸는데 그동안 양국은 접근방식과 해법에서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온 게 사실이고 최근에는 그 간격이 더 커지는 양상이어서 어떻게든 두 나라는 이런 갈등을 해소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5일 방문중인 루마니아에서 요즘 국내에서 한미간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고 미국에서도 한미간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번에도 한미관계는 탈없이 조정하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은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높지만 기대치는 낮은 회담이 될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월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이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 자괴감을 느낀다”는 푸념을 했다고 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1일 관훈토론회에서 한미간에는 ‘인식의 차이’(perception gap)가 있음을 인정했다. 전작권 환수만이라도 확실히 매듭지어야 노 대통령은 말이 통하지 않는 미국과 어떤 방법으로 두 나라 관계를 탈없이 조정하겠다는 것일까. 결과가 주목된다. 한미간 현안으로는 핵문제를 둘러싼 대북정책, FTA(자유무역협정)협상,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와 한미동맹의 미래 문제 같은 것들이 있다. 북핵문제는 이제 난해하다 못해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그런 문제에 1시간여 정상회담을 통해 해법이 제시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두나라가 그동안 거듭해서 밝혀온 외교적 노력을 통한 평화적 해법이란 원칙을 재천명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FTA는 양국의 모든 이해당사자가 다같이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두 나라가 각기 국내 불만세력을 극복해낼 의지가 얼마만큼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특별히 풀어야할 게 따로 없을 것이다. 때문에 가시적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전작권 환수와 한미동맹 문제일 것이다. 전작권 문제는 양국간 이양과 환수원칙에 양해가 이미 돼 있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재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두 정상이 확인함으로써 이를 기정사실화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작권 환수는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장기적으로 한미관계는 물론 한미동맹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전작권 환수와 미국이 추진 중인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문제가 맞물려 한미간 군사동맹체제에 이상이 생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전작권 환수반대는 논리적 합리성이나 안보상황의 정당한 평가를 토대로 나온게 아님은 다 알고 있는 일이다. 반대는 다분히 정치적이어서 논리나 설득이 먹혀들 여지가 없다. ‘인식의 차’는 냉전과 탈냉전적 시각의 차 어떤 논리나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가 군사주권, 나아가 국가주권을 되찾자는데 반대하는 것은 차마 나라를 가진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가 전작권 문제 하나만이라도 확실히 매듭을 짓는다면 그것은 노무현정부의 역사적 공적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에 엄연히 존재하는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반 장관은 이 문제를 지난 반세기동안 미국이 변한 폭과 한국이 변한 폭의 차이에서 찾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양국간 ‘인식의 차’란 한반도 문제를 냉전적 시각에서 보느냐 아니면 탈냉전적 차원에서 보느냐의 문제다. 미국의 냉전적 시각은 당장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이해에도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행이 지금 미국에서는 부시정부 대외정책에 비판이 비등하고 있다. 부시정부의 힘을 통한 일방주의가 ‘반미’이외 무엇을 얻어냈느냐는 비판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내외의 분위기를 토대로 부시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해봄직하다. ‘인식의 차이’ 극복도 종국엔 미국의 일방정책 교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하겠기 때문이다. 임 춘 웅 객원 논설위원 *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