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9일 항생제 처방률이 아주 높거나 낮은 병의원들을 공개하면서 항생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번 발표는 감기(상기도 감염) 환자에 국한한 것이기는 하지만 국내 의료계의 항생제 오남용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의 항생제 처방률 발표를 계기로 항생제 오남용이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에 대해 살펴본다. ◇ 항생제의 역사 `항생제 내성\`이란 사람이나 짐승의 몸 속에 들어온 균이 항생제라는 `창\`에도 끄덕 없이 견뎌낼 수 있는 저항력 즉 `방패\`를 가졌다는 의미다. 결국에는 어떠한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강력한 내성을 가진 균이 생겨 균에 의한 사망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항생제 오남용을 막자는 취지로 연결된다. 1928년 영국 플레밍의 `페니실린\` 개발 이후 지금까지 지속돼 온 인류와 균의 전쟁은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으로 인간의 완패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인류는 슈퍼균을 이길 수 있는 슈퍼 항생제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으며 개발 가능성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항생제 페니실린은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발견이었지만 이후 페니실린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가 등장했고 과학자들은 이를 죽이기 위해 `메티실린\`이라는 항생제를 다시 개발했다. 하지만 메티실린에 내성이 생긴 `황색 포도상구균 생겨났고 급기야 과학자들은 이 균을 죽이기 위해 `반코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개발함으로써 내성균과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가 다시 등장함으로써 인류는 또다시 패배를 맛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김양수 교수는 "현재의 의학적 기반으로는 이 슈퍼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항생제를 개발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 한국인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약물 `항생제\` 실제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잘못 사용하고 있는 약물이 바로 항생제다. OECD 국가 평균 1천명 중 21.3명이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1천명중 33.2명이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1.4분기 전국 병ㆍ의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감기 처방이 많은 의원의 경우 항생제 처방률이 59.2%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57.8%에 비해 더 높아진 것이다. 대학병원은 45.1%, 종합병원은 49.9%, 병원은 49.7%로 의원보다는 처방률이 낮았지만 네덜란드(16%), 말레이시아(26%) 등 외국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0년 7월 의약분업 이후로 항생제가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돼 무분별한 복용을 자제시키고 있지만 아직도 항생제가 남용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부스럼에서부터 구내염, 심지어 감기에 까지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구내염은 세균성이라서 항생제가 듣지 않으며, 감기 바이러스는 항생제에 반응하지도 않는다. 흔히 항생제를 미리 먹어둬 병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다고 하지만 이는 오히려 나중에 더 큰 병을 만드는 셈이다. 거의 모든 항생제는 내성이 있어 훗날 특정 질환 치료시 약효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의사들도 투약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의.약사 73%가 항생제 효과 잘못 인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교실 조홍준 교수팀이 소아 감기환자를 진료하는 개원의 409명(소아과 205명, 가정의학과 204명)과 약사 158명, 부모 508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처방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의사의 79.3%, 약사의 91.1%, 부모의 77.4%가 `국내에서 항생제 내성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또 `항생제 사용이 내성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의사 89.4%, 약사 94.3%, 부모 77.6% 등으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에도 `항생제를 사용하면 감기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가 의사의 72.8%, 약사의 73.7%나 됐다. 특히 의사의 66.2%가 `항생제 처방을 25% 이상 줄이고도 치료결과를 악화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답해 항생제 남용을 스스로 인정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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