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하기까지 2년

경기도 9급 보건직 공무원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유공자라는 특혜를 받아 축협에 입사하게되었습니다.
2년 정도 일을하면서 업무과중에 늘어나는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참지 못하고 결국 사표를 쓰고 나왔지만 정말 신중히 내린 결정이었음에도
막상 그만두고나니까 아무런 대책도 없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유공자인 관계로 취업에는 어느 정도 특혜를 받을 수 있었지만 대부분 계약직이었고 당당히 입사하지 못했다는 자격지심도 매번 느끼게 되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2년 동안 틈틈히 모은 적금통장을 해약하고 먼저 노량진 학원가를 찾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할 각오로 서울까지 새벽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 밤늦게까지
공부하면서 채4개월도 안돼 체력이 바닥 남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정말 의지박약이라 체념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옆에서 잡아주고 위로가 되어 고시원에 들어가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하기로 결심했데 일이 정말 맘대로 뜻데로 되지않아 결국 고시원에서도 큰 성과를 얻지못하고 방황하다가 잠시 시험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였습니다.

역시나 계약직..거기다가 대기업이긴 했지만 제가 설 자리는 너무 작았습니다.

결국 틈틈히 공부하면서 다니던 회사를 다시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중앙고시교육원에 가입하였는데, 저에게 합격의 영광을 안겨 주더군요.

학원을 다니면 수많은 학생들을 보면서 경쟁심이 생기고 분발해야겠다는 의지도 생기지만 비좁은 강의실에서 따라가기 힘든 진도에 대한 부담감만 가중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종합반을 들었을때까지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 이상은 제 개인적으로는 시간과 체력적인 소모만 커졌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동영상 강의를 듣게 되었고 집 앞 근처의 독서실에서 아침부터 늦게까지 공부하며 시간관리와 체력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함께 공부하는 친구였습니다. 집 근처 독서실이다 보니 아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었는데 열심히 하는 친구..그리고 불성실한 친구 모두가 저에겐 큰 본보기가
되었고 수십번 변하는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2년 동안 준비하면서 그동안 모았던 돈까지 다 투자했는데 시험에 낙방할때마다 늘어난 건 나이와 한숨뿐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신념 하나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정말 남는게 하나도 없겠다는 생각이 때론 큰 좌절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다시 집중할 수 있는 힘으로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지금 느끼게 되네요
모든 걸 걸고 시작하겠다는 처음의 각오가 결국엔 합격까지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공부를 하시는 분들께 감히 드리고 싶은 말은 모든 걸 걸고 시작하세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거나 주변의 환경을 탓하는 자기합리화에 빠지면 헤이해질 수 밖에 없답니다.

교육원의 교재가 핵심요약이 잘되있더군요..가끔 많이 요약돼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은 별도로 학교 때 보았던 전공책으로 보완하였습니다.

영어는 단어가 관건입니다. 많이 외우고 반복하였습니다. 나머지 과목은 다른 분들과 특별히 다르게 공부한 것 같진 않고 서브노트를 만들어 들고 다녔던 것이 도움이 되었구요..
다들 하시겠지만 아침에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꼭 그날의 계획을 세우세요..물론 한달의 계획과 시험 전까지 남은 기간동안의 계획은 반드시 세우는 철저한 시간관리가 필요합니다.

물론 2년동안 공부해서 합격한게 어찌보면 자랑할 일도 못되지만 그래도 그동안 합격여부를 떠나 인생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것만큼은 간직하며 살려구요..
이렇게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본 적도 여직 없었던 것 같네요..
모두 힘들지만 힘내시구요..
합격까지 화이팅 하세요..

감사합니다.